보은속리산의민속문화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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배경 및 해설

보은군 산외면 백석리(白石里) 1구 (일명 흰돌부락)에는 35호가 살고 있는 두메산골이다. 특작인 연초가 주업이어서 관내에선 고속득 마을로 풍요롭다.동산 뒷산 장구봉(長久峰)은 속리산 줄기에서 뻗혀내렸고, 사방은 산 뿐이다. 이 부락에는 두 개의 큰 샘(泉)이 지금도 맑고 시원한 물을 뿜고 있다. 식수와 생활용수로 이제껏 이용되는 이 석천수(石泉水)는 300여년이 넘도록 물한번 마른적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. 이 흰돌부락의 두 샘은 뒷산 유방혈의 두 젖무덤에서 하나씩 물의 근원을 이루고 있다고 믿고 있다. 마을의 발전과 풍요가 이곳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. 물맛이 좋고 수량이 풍부하여 늘 이웃 마을(보은군 산외면 장갑리 2구)의 시샘을 받아왔고, 실제로 정월에 이 물의 근원을 뺏으려 했다. 물다리기(충청도 방언: 물 빼앗기)놀이는 오래전부터 그래서 펼쳐졌다. 지기 부락의 풍년을 이루고 질병을 막아 보자는 것이었다.

빼앗아간 쪽의 축제와 빼앗긴 쪽의 슬픔으로 반복되는 이 흰돌물다리기 놀이는 50여년전 까지만 해도 두 부락 사이에서 펼쳐졌었다. 좋은 두 샘물을 가진 흰돌부락은 장갑리(일명 나맥이) 2구 부락과 백현리(내속리면) 부락민의 시샘을 받아왔던 것이다. 물의 신성함과 소중함을 잘 아는 두 부락은 정월 보름에 샘고사를 정중히 모셨고 샘을 지키기에 사력을 다했다. 이웃마을에서 물을 다려가면 실제로 그 해 샘물이 마르고 흉년이 들었다고 믿고 있었던 것이다. 두 부락사이에서 사생결단으로 물다리기를 계속 반복하며 싸움과 시기가 팽배하지만 결국 두 부락민의 화해와 단결속에 공동발전을 다짐하게 된다. 한 해의 풍요를 비는 화합의 대 축제로 발전되는 것이다. 충북민속예술연구위원회(위원장: 김영진교수)에서는 85년 5월 이 놀이의 제보를 받아, 3년동안 엄밀한 연구와 고증 끝에 무려 50여년 만에 끊긴 이 민속놀이를 재현, 제28회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 출연(1987년 9월, 경기도 안양공설운동장)하여 국무총리상을 수상한 바가 있으며 속리축전 개막식후 행사로 이어져 내려오다 시연학생 참여의 어려움으로 몇 해전부터 다시 중단되었다.